‘노란 사과’ 약진, ‘샤인머스캣’신뢰 위기…‘바나나’ 등 수입 과일 공세 거세져
과수원, 재배면적 감소세 뚜렷…“품종 갱신·스마트화로 체질 개선 시급”
[농업전망 2026] 김형진 농경연 과일관측팀장, 대한민국 과일 산업 분석
국내 과일 산업이 기후 변화로 인한 재배 적지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다. 잦은 기상 이변으로 생육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노란 사과’나 ‘중소형 배’ 등 새로운 품종과 규격을 선호하며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 현장은 이러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수급 불균형과 품질 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품종 갱신과 품질 관리 강화 등 과수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김형진 과일관측팀장은 ‘농업전망 2026’ 대회에서 ‘과일 수급 동향과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 2025년의 수급 결산과 소비 트렌드 변화를 분석하고, 2035년까지의 중장기 전망을 제시했다. 김 팀장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다.
과일 생산액 늘었지만 재배면적은 구조적 감소세
국내 과일 산업은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사과, 배, 감귤, 복숭아, 포도, 단감 등 6대 과일의 생산액은 6조 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했고, 2015년부터 연평균 7.0%의 성장률을 보였다. 품목별 생산액 비중은 사과가 28%로 가장 높았으며, 감귤(19%), 포도(19%), 복숭아(13%), 배(10%), 단감(3%) 순으로 나타났다 .
하지만 생산 기반인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7년 이후 전체 과일 재배면적은 연평균 0.8% 감소했으며, 6대 과일 역시 최근 3년간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는 농가 인구 고령화와 도시화, 노동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생산 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5년 이상 기후 뚫고 생산량 회복
2025년은 기상 악재가 겹친 한 해였다. 봄철(3~5월) 저온 현상으로 개화가 지연됐고, 여름철(6~7월)에는 고온과 마른장마로 과 비대가 부진했다. 수확기인 8~9월에는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탄저병 등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고 상품성이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6대 과일 전체 생산량은 2024년 대비 1.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사과 재배면적은 전년과 비슷했으나 생산량은 44만 7953톤으로 2.6% 증가했다 .
배는 생산량이 19만 7,491톤으로 전년 대비 10.7% 급증했다.
감귤은 생산량 59만 83톤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복숭아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18만 3452톤이 생산됐다.
포도는 유일하게 생산량이 감소(-0.7%)한 품목으로 기록됐다.
‘노란 사과’ 뜨고 ‘샤인머스캣’ 진통
이번 전망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급변하는 소비자 기호다.
사과 시장에서는 ‘색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2025년 추석 성수기 소비자 조사 결과, 시나노골드 등 노란색 사과의 구매 비중이 선물용은 16.6%, 가정용은 18.7%까지 상승했다. 특히 맛 만족도 조사에서 노란색 사과(4.0점)가 빨간색 사과(3.9점)를 앞지르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소비자는 ‘중과’, 농가는 ‘대과’…수급 미스매치
배 시장은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눈높이 차이가 뚜렷하다. 소비자는 일상용으로 먹기 편한 ‘중과(401~500g)’를 가장 선호(68.8%)하는 반면, 농가들은 중과 품종으로 전환에 소극적이다. 농가들은 ‘대과 품종보다 소득이 적어서(32.5%)’, ‘재배 기술적 어려움(26.4%)’ 등을 이유로 기존 대과 위주의 생산 관행을 유지하고 있어 수급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 .
포도, 샤인머스캣 품질 저하 ‘경고등’
한때 고소득 작목으로 각광받던 샤인머스캣은 품질 저하로 인한 소비자 신뢰 하락에 직면했다. 샤인머스캣의 ‘맛’ 만족도는 3.3점으로 2023년 대비 0.2점 하락했다. 이는 농가들의 34.2%가 ‘현재보다 이른 시기에 출하하겠다’고 응답하는 등 미숙과 조기 출하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단감, 맛·식감 판단 어려워 구매 주저
단감 소비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구매 전 맛과 식감 판단의 어려움(27.8%)’과 ‘품질 신뢰 부족(24.6%)’이 꼽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품질 균일성 확보와 품종별 정보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입 과일은 바나나가 독주
2025년 수입 과일 물량은 환율 상승과 할당관세 종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파인애플(-26.7%), 레몬(-26.7%), 망고(-24.2%) 등이 감소했으나, 블루베리(+38.6%)와 아보카도(+14.7%) 수입은 큰 폭으로 늘었다.
국산 과일 가격 상승 시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대체재로는 ‘바나나’가 압도적이었다. 사과(21.0%), 배(20.7%), 복숭아(18.7%), 단감(19.8%) 등 대부분의 국산 과일 대체재로 바나나가 1순위로 꼽혀, 국산 과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 잡았다.
2026년 및 중장기 구조적 감소세 지속 전망
2026년 과일 재배면적은 전반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사과는 33,224ha(-1.6%), 배는 9130ha(-2.0%), 감귤은 2만1687ha(-1.5%), 포도는 1만3780ha(-2.8%), 단감은 9215ha(-0.9%)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복숭아는 유목 면적 증가에 힘입어 2만449ha(+0.3%)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과일 중장기(2026~2035) 전망
향후 10년 뒤인 2035년까지 전망은 밝지 않다. 고령화에 따른 폐원과 기후 위기, 과수화상병 등으로 인해 생산 기반이 지속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과 연평균 재배면적 0.5%, 생산량 0.7% 감소 전망
배 연평균 재배면적 0.9%, 생산량 0.5% 감소 전망
감귤 연평균 재배면적 0.7%, 생산량 0.5% 감소 전망
포도 연평균 재배면적 1.5%, 생산량 1.2% 감소 전망
수입 과일은 2026년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76만 8천 톤으로 예상된다. 특히 포도 수입량은 국내 생산 기반 약화로 연평균 3.6%씩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 팀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한 품종 갱신과 스마트팜 보급 그리고 소비 트렌드에 맞춘 품질 관리가 우리 과일 산업의 생존 열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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