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관련뉴스

고령친화식품의 진화

  • 2025-12-29 (00:00)
  • 36 hit
연하식 넘어 ‘씹는 힘’까지 설계… 고령친화식품의 진화
  •  강영우 기자
  •  승인 2025.12.26 21:07
  •  댓글 0

 
저작훈련 식품·식이설계 알고리즘 기반 양산 체계 구축
농기평, R&D 성과로 임상 검증·100억 원 투자 유치 성공
저작·연하 훈련용 죽과 저작훈련용 껌

고령자의 저작능력과 구강 건강 상태를 데이터로 분석해 맞춤형 식단과 훈련식품을 설계·생산하는 ‘저작훈련 식품 및 알고리즘 기반 양산 체계’가 구축되며, 국내 고령친화식품 산업이 단순 연하식 중심에서 기능 회복형 식이관리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저작 기능 저하와 개인별 구강 특성을 반영한 고령친화식품 생산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고령자 식품이 죽·분말식 등 단순한 형태에 머물러 있던 기존 한계를 넘어, 기능 개선과 식사의 즐거움 회복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 고령자용 식품 시장은 2030년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168조 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 20%가 연하장애를 경험하는 등 개인별 기능 차이를 반영한 식이관리 대안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작능력과 구강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식품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주관연구기관인 ㈜큐라움은 2023년부터 본 과제를 통해 고령자의 저작근 두께, 타액 분비량, 치아 상태 등 저작능력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별 훈련식과 운동법, 맞춤 식단을 제시하는 알고리즘 기반 식이설계 모델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저작 시간, 좌우 저작 방향, 강도 등을 단계별로 구분한 훈련법을 설계해 실증 연구를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저작근을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도록 일반 껌보다 강도와 탄성을 높인 저작훈련용 껌 ‘케어플러스 껌’을 개발했으며, 저작 정도에 따라 색상이 4단계로 변화하도록 설계해 개인의 저작능력에 맞춰 점진적인 훈련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식품 원물의 크기와 기호성을 달리한 4종의 저작·연하 훈련 식품을 함께 개발해 실제 식사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된 식품과 훈련법은 리빙랩 환경에서 실제 고령자를 대상으로 사용성, 기호도, 관능평가를 거쳤고,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안형준 교수 연구진을 중심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적 유효성과 높은 기호성이 입증됐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업화 가능성도 확인됐다.

큐라움 조인환 부사장은 “노화로 인한 구강 건강 문제로 식사의 즐거움을 잃은 고령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성과”라며, “알고리즘 고도화와 식품 라인업 확장, 디지털 식이관리 플랫폼 구축을 통해 산업 현장 적용과 상용화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기평 노수현 원장은 “이번 연구는 고령친화식품이 지닌 구조적 한계를 과학적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고령자 삶의 질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연구개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