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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 202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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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4.07.2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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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나 원재료 오염이 원인…국내 식중독 3위
손씻기 중요…어패류·과채류 잘 씻고 익혀야 안전

최근 전북 남원지역 학교에 공통으로 납품된 일부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 GⅡ가 검출됐다. 남원시와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7월 7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남원에서 발생한 식중독 의심 환자는 24개교에서 누적 103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남원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당 김치 업체의 모든 생산 제품에 대해 잠정 제조‧유통‧판매 중단 조치를 취했으며, 해당 업체에서는 모든 생산‧유통 제품에 대한 자율 회수를 진행 중이며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일반적으로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물 등의 섭취를 통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식중독에 대한 주의가 소홀해지는 추운 계절에 주로 발생한다. 이는 지난 2006년 ‘학교급식 대란’으로 3천 명 이상의 식중독 환자를 발생시키며 부각되기 시작해 수년 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평창에서도 86명의 환자가 발생해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00건 정도의 식중독이 발생해 5~6천 명가량의 환자가 나온다. 식중독 보고가 가장 적었던 2020년에는 2500여 명이, 가장 많았던 2018년엔 1만 15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5년 동안 식중독 발생 자료를 보면 병원성대장균 환자 1795명, 살모넬라 환자 1127명, 노로바이러스 환자 964명이 매년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2천300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며, 비세균성 위장염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노로바이러스가 식인성 위장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어 심각한 상태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처음 발견된 미국의 지명을 따서 Norwalk virus, Norwalk-like virus 등으로 불렸으며, 사람의 장내에서만 증식되며 음식이나 배지에서 배양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크루즈 같은 폐쇄된 환경에서 대규모로 빈발하는데, 오염된 식품이나 식수, 수영장, 스파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는 춥고 건조한 늦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주로 공기, 물, 음식을 통해 발생한다. 특히 물리‧화학적으로 안정해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존이 가능하다.

이 식중독은 오염된 조개류와 굴 등을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채소나 과일을 제대로 씻지 않고 먹을 때 발생한다. 이번 사건의 원인인 김치도 배추 자체나 양념 등 원재료 또는 배추를 씻는 용수를 통해 오염될 수가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은 김치 볶음이나 김치찌개 등 익혀 먹는 수밖에 없다. 충분히 익힌 신김치에서 발생하는 유기산이나 항균물질도 노로바이러스를 죽이진 못한다. 이미 만들어진 김치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되며, 김치 담글 때 배추 등 원재료와 용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오염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구토, 설사, 복통, 근육통, 두통, 미열 등이 있다. 설사·구토 환자가 발생하면 구토물과 생활환경을 반드시 소독해야 하고 신속한 격리와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손을 씻지 않은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만진 수도꼭지나 문고리 등을 만진 뒤 그 손으로 입을 만지거나 음식물을 섭취한 때도 감염될 수 있다.

누구나 살면서 식중독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가벼운 설사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병원에 입원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질병인 만큼 예방이 최선이다.

화장실 이용 후 손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식중독 증세가 있는 조리자는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이틀 이상 조리하지 않아야 한다. 또 육류나 달걀 등 신선식품 원재료를 만진 뒤엔 반드시 손을 씻고 그다음 작업을 해야 한다. 육류 등 식중독균이 남아 있기 쉬운 식재료는 쌈이나 샐러드처럼 그대로 먹는 음식과 조리도구와 그릇을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예방법으로 과일이나 채소는 깨끗한 물로 씻고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특히 ‘가열조리용’으로 표기된 굴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흔하고 영유아에게 취약해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하상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