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단백질 알부민, 기능성이 인정된 제품이 아니다.

  • 2026-04-07 (00:00)
  • 20 hit
단백질 알부민, 이름의 착시가 만든 오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434)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6.03.30 07:45
  •  댓글 0

 
‘식품인 알부민’을 건기식·약 오인…커뮤니케이션의 실패
단백질 원료로 한 혼합 음료…일부 제품 기능성 암시로 유인
성분 아닌 이름이 소비 주도…의약품과 동일선상 명백한 오류

최근 ‘먹는 알부민’ 제품이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만 1000종을 훌쩍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그 인기의 배경이다. 피로 해소, 숙취 개선, 면역력 강화, 체력 증진까지 일부 제품은 사실상 ‘만능 기능’을 표방하며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우리는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이 제품은 과연 ‘약’인가, 아니면 ‘식품’인가.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시중의 ‘먹는 알부민’은 대부분 약(藥)도 건강기능식품(건기식)도 아닌 일반식품이다. 주로 달걀흰자에서 유래한 단백질을 원료로 한 혼합 음료 형태이며, 법적으로 특정 기능성이 인정된 제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알부민’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이를 마치 치료 효과가 있는 약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바로 ‘성분’이 아니라 ‘이름’이 소비를 이끌고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알부민(albumin)’은 원래 우리 몸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단백질이다. 간에서 하루 10~15g 정도가 꾸준히 합성되며, 혈장 내 삼투압을 유지하고 다양한 물질을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체내에서 충분히 생성되며, 별도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알부민을 먹는다고 해서 그 단백질 형태 그대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백질은 소화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후 흡수된다. 즉, 알부민을 섭취한다고 해서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점은 콜라겐 논쟁과도 정확히 겹친다. 콜라겐 역시 섭취 후 분해되어 아미노산 형태로 흡수되며, 피부나 특정 조직으로 선택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피부에 좋다’는 인식이 시장을 지배해 왔다. 알부민 역시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물론 단백질 섭취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일반식품’을 ‘건기식’ 또는 ‘약’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구조다. 일부 제품은 표현을 교묘히 피해 가며 기능성을 암시하고, 소비자는 이를 사실상 효능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법적 회색지대를 이용한 전형적인 시장 행태다. 회색지대는 결코 안전하지 않으며, 정책과 신뢰를 동시에 훼손하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더 우려되는 점은 건강 취약계층이다. 피로감, 체력 저하, 간 기능 저하 등을 겪는 소비자일수록 ‘알부민’이라는 이름에 더 쉽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는 일부 사람들, 특히 신장 질환자나 통풍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효과는 불확실한데, 부담은 현실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편, 의약품으로서의 알부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이는 인체 혈액에서 분리·정제되어 저알부민혈증 등 특정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엄격한 관리 대상이다. ‘식품용 알부민’과 ‘의약품 알부민’을 동일 선상에서 논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에서는 이 둘이 ‘알부민’이라는 단어 하나로 뒤섞여 소비되고 있다. 이는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라 생각한다.

정책은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타당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오인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의 알부민 시장은 이 두 기준 모두에서 균형을 잃고 있다. 즉, 규제는 기능성을 주장하지 못하게 막고 있지만, 현실의 마케팅은 기능성을 ‘느끼게’ 만든다. 이 간극이 바로 문제다.

이제는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일반식품은 일반식품으로,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기준에 따라, 의약품은 치료 목적에 맞게 구분되어야 한다. 이름이 아니라 근거로 소비되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

즉, 금번 알부민 논란의 본질은 성분이 아니라 ‘오인’이다. 식품을 약처럼 보이게 하는 순간, 과학은 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