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 협의회’와 한식 글로벌 확산 조건 설계할 때
● 혁신은 기술에서, 확산은 제도에서
라스베이거스는 매년 1월, 미래를 시험하는 거대한 실험실이 된다. 공식 슬로건 ‘Innovators Show Up’처럼, CES 2026은 혁신가들이 실제로 ‘등장해 증명하는’ 무대였다.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4100여 개 전시기업과 약 14만 8천 명이 모인 올해 CES가 던진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판을 바꾸는 Game Changer와 시장을 키우는 Scale Driver를 동시에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CES 2026의 주인공은 Physical AI,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 공간 컴퓨팅처럼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영역이었다. AI는 더 이상 개별 기능이 아니라, 모빌리티·스마트홈·핀테크·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스며들며 제품의 사용 방식과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진입했다. 혁신은 ‘가능성’이 아니라 확산가능한 실사용 형태로 증명될 때 의미를 갖는다는 메시지가 명확해졌다.
이번 CES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SK를 포함해 약 1000개 한국 기업이 참가하며, 한국은 미국·중국과 함께 ‘3대 참가국’ 위상을 공고히 했다. 대기업은 AI 중심의 통합 경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고, 스타트업은 로봇·센서·헬스·푸드 영역에서 더욱 정교한 문제 해결로 경쟁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가 CES Innovation Awards 2026 Honoree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기술력이 소비자 가전을 넘어 산업 인프라 진단과 안전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주목할 지점은 라이프스타일 테크와 푸드테크가 더 이상 분리된 트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집은 AI·로봇·센서·디스플레이로 재편되고, 변화의 중심은 주방으로 수렴했다. 한국 기업들은 주방을 가전이 아닌 생활 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했고, AI 기반 홈·디스플레이 경험, 데이터 기반 웰니스·만성질환 관리 솔루션이 동시에 제시됐다. 해외에서도 로봇의 생활공간 확장은 주요 화두였다. ‘먹는 것’은 이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건강·효율·지속가능을 동시에 최적화해야 할 기술 의제가 되었다.
이 흐름은 K-FOOD 산업에 세 가지 과제를 던진다.
첫째, K-FOOD의 경쟁력은 ‘맛의 확산’을 넘어 위생·품질의 재현성과 증명으로 이동해야 한다. 매장과 공장, 물류 현장의 체크리스트·사진·온도·시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추적(Traceability)과 점수화(Score)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AI는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도구가 아니라, 위험을 사전에 예측·경고하는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둘째, 해외 한식당과 K-FOOD 제품의 동반 성장을 위해 운영 표준의 ‘디지털 패키지화’가 필요하다. 레시피를 넘어 교육 콘텐츠, SOP, 위생 점검 루틴까지 포함한 스마트 운영 패키지로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을 구현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헬스와 웰니스 시장이 커질수록K-FOOD는 발효·균형·채소 중심 식문화의 강점을 개인화 영양·웰니스와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
결국 CES 2026이 던진 답은 단순하다. K-FOOD의 다음 성장 동력은 제품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표준·데이터·신뢰의 인프라를 먼저 깔아, 세계 어디서나 K-FOOD의 품질이 ‘증명되게’ 만드는 것, 그것이 확산의 조건이다.
이 흐름을 제도와 생태계로 완성할 열쇠가 바로 지난해 12월 2일 국회에서 출범한 민·산·학 K-FOOD 협의회다. 협의회의 비전 “K-FOOD로 세계를 연결하다”라는 이제 수출 슬로건을 넘어야 한다. 이는 인지도를 넓히는 선언이 아니라, 안전·품질·운영·교육·데이터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어디서나 동일한 K-FOOD 경험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약속이어야 한다.
CES가 보여준 Game Changer와 Scale Driver의 구도처럼, 협의회의 역할은 혁신을 이벤트로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민·산·학의 힘으로 K-FOOD의 표준을 만들고, 시장을 키우는 Scale Driver가 되는 것, 그것이 지금 요구되는 역할이다.
K-FOOD의 다음 경쟁은 ‘맛’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혁신의 한복판에서 신뢰와 표준을 설계하는 역량, 그 자체다.





_(1)(1).jpg)
건우에프피.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