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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탄산음료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 금지

  • 2024-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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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미국 탄산음료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 금지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7.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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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등 변경 위해 1년 유예 기간 부여
관련 업체 성분 조정…수입산, FDA 규제 준수해야

8월 2일부터 미국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브롬화 식물성 기름(BVO) 사용이 금지됐다.

코트라 LA무역관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미국식품의약국(이하 FDA)은 식품에서 BVO 사용을 전국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식품 제조업체가 제품을 재조정하고 라벨을 변경할 수 있도록 1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다. 현지에서는 FDA의 이번 결단은 BVO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것에 대한 대응이란 분석이다.

FDA의 이번 발표로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날 식품업계는 탄산음료 분야이다. BVO는 주로 감귤맛 탄산음료 등에서 유화제로 사용되는 화합물이기 때문이다. BVO는 풍미 오일이 나머지 액체에서 분리되는 것을 방지해 탄산음료가 균일한 맛과 외관을 가지도록 한다.

BVO는 식물성 오일에 브롬이라는 화학 원소를 결합해 만들어진다. 브롬은 난연제에도 사용되는 물질로 그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있었다. FDA의 이번 조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2022년 FDA 연구 결과에 따르면, 쥐에게 일부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BVO를 먹였을 때 수컷과 암컷 모두 혈액 내 브롬화물의 양이 상당히 증가하면서 심장과 폐, 지방 조직에 브롬화된 트라이글리세라이드가 증가했고,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 변화도 관찰됐다. 이를 통해 BVO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체중 증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이미 대부분 주요 탄산음료 브랜드들은 단계적으로 BVO를 대체해왔지만 미 농무부(USDA)의 제품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여전히 600여 개의 상품에 BVO가 포함돼 있다. 한 예가 큐리그 닥터 페퍼의 ‘선드롭(Sun Drop)’으로, 이 제품은 감귤맛 탄산음료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BVO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페퍼사도 선드롭의 성분을 재조정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BVO를 제거하는 대신 대체 유화제로서 사탕무스 아세트산 이소부티레이트(SAIB) 및 글리세롤 에스터를 사용해 BVO와 동일한 기능을 가지면서도 인체에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한편, FDA의 이번 발표를 통해 제품 성분에 BVO가 포함된 탄산음료는 수입 과정에서 FDA의 검토를 통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탄산음료 수출을 위해선 FDA 규제의 철저한 준수가 필요하다.

주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탄산음료를 포함한 모든 수입 제품은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이하 CBP)에 신고해야 한다. CBP는 제품이 미국으로 수입될 때 파트너 정부 기관인 FDA가 규제하는 모든 제품을 전산시스템을 통해 FDA에 전달해 검토를 요청한다.

FDA는 CBP로부터 전달받은 제품 정보를 토대로 이 제품이 2011년 도입된 ‘식품 안전 현대화법(FSMA)’ 등 각종 식품 관련 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제조업체, 수입업체, 제품 설명 및 라벨링을 확인하고 고위험 제품이나 정보가 불완전한 경우 직접 제품을 검사한다. 이때 수입업체는 제조업체의 세부 정보, 제품 설명 및 각종 규제 준수 확인서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입된 제품은 FDA가 적합성을 확인할 때까지 보류되며, 적합성 확인 전에는 유통할 수 없다. 만약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제품은 반입이 금지되며, 90일 이내에 파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