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소스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우리의 고추장을 비롯한 전통 장류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유의 향과 맛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다고 여겨졌던 장류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고추장은 콩 발효의 맛있는 매운맛을 앞세워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매운 소스’로 꼽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추장에 대해 “매콤한 맛에 달콤함과 짭짤함, 구수한 감칠맛이 더해진 페이스트”라고 평가하며 해외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전통적으로는 볶음이나 찌개에 사용됐지만 라자냐, 콘브레드, 크리미 파스타, 초콜릿 무스 등과 같은 퓨전 요리에 사용되며 영국 유통업체 웨이트로즈(Waitrose)에서는 고추장 매출이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통 장류가 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배경에는 국내 기업들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있었다. 이중 샘표는 국내 간장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의 장을 글로벌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2010년부터 ‘장 프로젝트(Jang Project)’를 진행하며 스페인에 있는 세계적인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Alicia Foundation)와 세계 각국 음식에 콩 발효 장을 접목한 150개 레시피 개발은 물론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유기농 고추장’을 선보이기도.

샘표 고추장은 독일·네덜란드·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대형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의 일상적인 메뉴에도 잘 어울리는 ‘맛있는 매운맛’으로 호응을 얻으며, K-푸드 확산을 견인하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인증하는 ‘2025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샘표는 한식의 근간이 되는 장문화가 해외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체계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한편 콩 발효의 깊은 감칠맛을 제대로 구현한 다양한 장류 제품 개발에 힘써왔다.

10여 년 연구 끝에 2021년에 선보인 ‘조선고추장’은 ‘승정원일기’를 토대로 조선 영조가 즐겨 찾았던 비법 고추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잘 발효된 콩 메주로 깊은 맛을 살리고, 전통 엿기름 방식에 샘표만의 발효기술을 더한 ‘쌀발효조청’으로 고급스러운 단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또 옛 양반가에서 된장과 간장을 함께 숙성해 즐겼던 별미장의 진한 풍미를 구현한 ‘토장’은 일반 된장보다 맛이 한층 깊고 구수하다. 기존 된장 맛에 아쉬움을 느껴온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며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콩 된장 시장 1위(마켓링크 MAT 2024년 2월, 상온 콩된장 판매액 MS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리태 토장’은 100% 국산 토종 검은콩 ‘청자5호’에 최적화된 발효·숙성 조건을 연구해 만든 제품이다. 천연의 구수한 맛 성분(아미노산)이 풍부한 옛 된장의 깊고 진한 맛을 구현했다. 농촌진흥청이 맛있는 장맛을 위해 개발한 토종 검은콩 청자5호는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본의 함량이 기존 재래종보다 월등히 높아 맛과 영양까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샘표는 업계 1위 우리맛 전문기업으로서 축적된 발효·미생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혁신을 이끌고, 장류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해 왔다.

최근에는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장맛을 현대적으로 구현하고 지역 장문화를 알리기 위한 ‘우리장 프로젝트, 담북장’을 추진해 관심을 모았다. 샘표는 신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장류 전문 업체에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등 상생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5 동반성장 주간 기념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샘표 관계자는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통 장류의 핵심인 콩 발효의 감칠맛도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대로 된 장맛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외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우리 장맛을 즐길 수 있도록 제품 개발과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