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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폐 손상 막는 엉겅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치료 가능

  • 202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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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폐 손상 막는 엉겅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치료 가능성 국내 첫 입증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6.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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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ARDS 주요 병리 기전 억제 작용 과학적 증명
한국식품연, 한방 약용식물 ‘엉겅퀴’에서 폐 염증 완화 효능 확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기능성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굴됐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은 12일, 전통 약용식물인 엉겅퀴 추출물이 폐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ARDS를 완화할 수 있는 잠재 치료소재로 작용함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ARDS는 감염, 패혈증, 외상 등으로 폐에 급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폐부종, 폐포 손상, 호흡부전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전 세계 사망률이 40~60%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질환에 대한 단일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으며, 환자들은 대부분 산소 공급이나 기계적 인공호흡 같은 보조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연구원 노화연구단 김근동 박사 연구팀은 박테리아 독소를 이용해 ARDS 동물모델을 유도한 뒤, 엉겅퀴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을 통해 염증세포 침윤과 폐포벽 비후, 히알린 막 형성 등의 병리적 증상이 현저히 개선됨을 확인했다.

또한 대식세포의 과잉 염증 활성을 억제하고, 염증 유전자 발현을 낮추는 등 엉겅퀴의 항염 작용이 폐 조직에 직접적으로 작용함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ARDS의 주요 병리기전으로 알려진 NLRP3 인플라마좀 활성화와 HIF1α 경로의 저산소 스트레스 반응이 엉겅퀴 추출물에 의해 억제되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는 엉겅퀴가 단순한 항염 작용을 넘어 폐 손상의 근본 원인에 작용함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다.

엉겅퀴는 간 보호와 지혈, 항염 작용으로 전통 한방에서 널리 사용되어온 식물이지만, 염증성 폐 질환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연은 이번 연구 성과를 식물약리학 분야 상위 저널인 Phytomedicine(JCR 상위 3.5%)에 게재했다.

김근동 박사는 “엉겅퀴에 함유된 시르시마린(cirsimarin)과 시르시마리틴(cirsimaritin) 등 주요 활성성분을 중심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인체 적용 임상시험 등을 통해 엉겅퀴 유래 신약 개발의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치명적인 호흡기 손상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기능성 자원의 가능성을 국제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향후 천연물 기반 폐질환 치료제 개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