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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슈거 식품의 건강 영향

  • 202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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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탕 제로슈거 식품의 건강 영향-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415)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5.06.0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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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감미료 사용 7년 새 14배 증가…1조2700억대
단기적 체중 관리 방법…당뇨 환자 등에 순기능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 903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2018년 1630억 원, 2023년 1조 278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 이후 오히려 아스파탐이 든 펩시콜라 제로의 소비도 늘었다고 한다. 최근 제로 식품시장이 급성장하자 제로슈거 열풍의 중심에 있는 설탕 대체 감미료가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성 기사가 잇따라 등장한다. 설탕도 나쁘다 대체 감미료도 나쁘다니 소비자는 도대체 갈팡질팡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제로슈거 식품이란 열량이 있는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낸 제품이다. 현재 식약처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받아 사용 중인 감미료는 총 22종인데, 모두 국제적으로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식품별로 사용기준이 정해져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안전성 평가 결과와는 별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5년 ‘설탕 섭취 제한 권고안’을 처음 발표했다. 이후 2023년 5월에도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유리당 섭취를 줄여야 하며 이를 비설탕 감미료로 대체하거나 비설탕 감미료를 체중 조절 등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권고함으로써 감미료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계속해서 내고 있다.

일부 학자들도 감미료의 위해성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데, 작년 2월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이하이 차오 교수팀은 생쥐에게 아스파탐이 든 먹이를 먹인 결과 인슐린 수치가 급상승해 동맥에 더 많은 지방 플라크가 생긴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 시카고대 의대 심장병 전문의 찰스 저먼 교수와 의사회의 맥버넷, 호주 디킨대의 발표 등도 감미료가 당 대체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최근엔 미국 플로리다의 내과 전문의 니나 찬드라세카란 박사가 SNS를 통해 탄산음료나 에너지드링크가 남성의 탈모를 촉진할 수 있고몸속 호르몬 균형을 방해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증가시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염증을 유발한다”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지난 2023년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교 연구팀은 “가당 음료를 섭취한 남성들의 탈모 발생률이 4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의 모든 주장은 지엽적 연구 논문에 기반하고 있고 실험실 연구 또는 동물실험 결과라 그 사실을 사람에게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연유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감미료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람직하게 보는 시각도 많은데, 영국 캠브리지대 니타 포로우히 교수는 감미료 사용을 단기적 체중 관리 방법 중 하나라 말한다. 사실 감미료를 가공식품에 조금 넣어 단맛을 내면서 혈당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당뇨,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순기능이다. 물론 제로슈거를 맹신해 지나치게 탐닉하다 보면 더욱 단맛이 강한 음식을 찾게 돼 단맛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많은 감미료의 건강 부작용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제로 식품시장의 인기는 오히려 우상향 증가 추세다. 사실 설탕 대체 감미료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장일단이 있어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운동 후 에너지가 고갈돼 설탕이 많이 든 고칼로리 음료를 찾아 마셔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과식이나 비만으로 칼로리 과잉이 걱정돼 제로 칼로리 제품으로 단맛과 탄산을 즐겨야 하는 사람도 있다.

제로식품이냐, 당 함유 일반식품이냐 어떤 제품을 소비할지는 결국 소비자들의 몫이다.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는 정답 없는 선택이다. 성분으로만 본다면 사람이 먹는 모든 성분은 독성을 갖고 있고 반면 기능도 있다. 설탕이든 대체 감미료든 모두 마찬가지다. 감미료를 선택했을 땐 그 감미료가 갖는 장점과 함께 단점도 받아들여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는 최근 일련의 감미료 관련 부정적인 논문과 기사들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단맛 탐닉과 감미료의 의존성을 경고한 선언적 메시지로 보면 된다.

설탕이고 감미료고 저마다의 장점이 있고,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선한 존재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유불급(過猶不及), 과하면 해(害)가 된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적당량 영리하게 잘만 사용하면 설탕이고 감미료고 모두가 인간에게 유용하고 착한 식재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