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 등 고칼로리 가공식품 6.7∼11.1% 하락
신선 농산물·요구르트 등 건강식 구입은 증가
최근 미국에서는 오젬픽,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일부 식품과 음료 품목의 판매가 위축되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KATI가 코넬대와 뉴머레이터 연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가정에 GLP-1 약물 사용자가 한 명이라도 있는 경우 약 복용 후 6개월 이내에 식료품 지출이 평균 6% 감소했다. 이는 가구당 연간 약 416달러의 식료품 구매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특히 연 소득 12만 5천 달러 이상 고소득 가구에서는 지출이 9% 가까이 줄어 연간 690달러의 감소 폭을 보였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는 감자 칩과 제과류, 사이드 메뉴, 쿠키 등 고칼로리 가공식품에 대한 지출이 평균 6.7%에서 11.1% 사이로 큰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허쉬 관계자도 지난해 11월 허쉬 키세스와 리시스 제품이 GLP-1 약물로부터 약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대로 체중 감량 약물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선 농산물과 요구르트 등 건강식에 대한 지출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품을 추가하기보다는 건강에 해로운 품목의 구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장바구니 구성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GLP-1 약물이 소비자의 식품 수요를 크게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식품 산업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체중 감량 약물이 식품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면서 기업들은 이익을 확보하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핫포켓과 디지오르노 피자를 제조하는 네슬레는 최근 부스트 브랜드를 통해 식전 음료를 출시해, 소비자들이 배고픔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작년 초에는 GLP-1 약물을 복용하는 소비자와 체중 관리에 중점을 둔 개인을 타겟으로 한 바이탈 퍼수잇 (Vital Pursuit) 브랜드를 출시했다.
콘아드라도 최근 헬시 초이스(Healthy Choice) 제품군 중 20개 이상의 제품에 ‘GLP-1 Friendly’ 라벨을 부착해, 체중 감량 약물을 직접 언급한 최초의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한편,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10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GLP-1 약물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과 복용 기간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네슬레와 콘아그라 같은 식품 회사들은 GLP-1 계열 약물이 식품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의 확산에 따라 식료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GLP-1 약물이 소비자의 식료품 구매 행동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식품 제조업체들은 자사 제품이 포함된 분야에서 소비자 태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전략 수립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