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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첨가물 질소(窒素)

  • 2024-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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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窒素) 전성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99)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4.10.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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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 첨가물·과자 충전·요리 냉동까지 용도 다양
생수병 경량화…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에도 기여

2024년 10월 8일 롯데칠성음료는 질소 충전기술을 활용, 생수 500ml 아이시스의 페트병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10g 이하의 초경량 페트병(9.4 g)을 도입했다. 1997년 출시 당시(22g)와 비교하면 57%가량 줄인 것인데, 이 초경량 패키지 도입으로 연간 127톤의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에는 질소 충전 생수가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처음이다. 이는 다 마신 페트병을 쉽게 구길 수 있고, 재활용할 때도 부피를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앞으로 ESG경영과 탈 플라스틱 시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한 질소 충진 초경량 패키지 도입이 식품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 같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질소 가스는 상온에서 화학적으로 비활성이라 과자봉지의 충전제로 주로 쓰이며, 자동차의 에어백에도 활용된다. 또한 이는 숨 쉬는 공기의 78%를 차지해 색깔, 맛, 냄새가 없고, 안전하고 저렴하다. 질소를 생수에까지 넣는 걸 보면 정말 쓸모가 많은 기체인 것 같다. 현재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의 종류는 약 2500여 품목에 달하는데, 이중 질소 가스는 국내 생산량 기준 수산화나트륨, 염산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질소(窒素, nitrogen)는 우주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원소인데, 1772년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다니엘 러더퍼드가 처음 발견했다. Nitrogen이라는 질소 원소의 명칭은 1790년 장 샤프탈이 질소가 초석(질산칼륨)의 주성분이라는 사실에 근거해 초석을 뜻하는 라틴어 ‘Nitrum’과 생성한다는 뜻인 그리스어 ‘gennao’를 합성해 ‘nitrogene’으로 제안했고, 이후 영어 표기인 ‘nitrogen’이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질소는 화합물 제조에 쓰이는데,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한 각종 폭약 제조의 기본 원료로 사용된다. 마약풍선(해피벌룬)의 주원료인 ‘아산화질소’는 의료용 보조마취제, 휘핑크림 제조용 식품첨가물 등으로 사용된다. 이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亞酸化窒素, N2O)는 일산화이질소, 산화이질소라고도 불리는데, 약한 향기와 단맛을 지닌다. 이것을 흡입하면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마치 웃는 것처럼 보여, 웃음가스(笑氣, laughing gas)라고도 하는데, 파티나 유흥주점에서 흥을 돋울 때 풍선에 담아 흡입한다.

액화질소는 그동안 급속 냉동에 주로 활용되다가 최근에는 요리에까지 활용된다. 이는 온도가 매우 낮아(-196℃) 상하기 쉬운 식품을 수송할 때 급속 냉동제로도 쓰인다. 질소를 초저온으로 만들어 고압으로 압축시키면 산소나 수소 분자에 비해 안정적이라 식품의 냉동, 건조 또는 생체물질의 변성을 막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질소 충진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식품업체가 봉이 김선달처럼 물장사를 넘어 공기 장사를 한다고 불평한다. 빵빵한 봉지에 과자가 몇 개 들어 있지도 않은 소위 질소과자 때문이다. 과자에 넣는 질소 충진 때문에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물론 과자봉지 속 질소는 과대포장이 목적이 아니라 파손 방지와 산패 등 변질을 막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에 2017년 6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는 급속도로 성행하는 마약풍선(해피벌룬)의 주원료인 아산화질소를 환각물질로 지정하고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관리 시책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의료용과 식품가공용 식품첨가물 이외의 흡입 용도로는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식품첨가물용 아산화질소에는 ‘제품의 용도 외 사용금지’라는 주의문구를 표시토록 했으며, 의약품용에는 ‘의료용’으로 표시해 의료기관에만 공급되도록 규정해 개인 간 유통은 「약사법」에 따라 처벌된다.

식품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포장 소재는 바로 PET(페트)다. 이는 주로 페트병 만드는 데 쓰인다. 투명도가 높고 소재가 부드러워 충격에도 찌그러짐이나 갈라짐, 부서짐 등이 적다. 그래서 병 내부가 잘 보이는 음료 등 투명한 포장 용기나 뚜껑, 케이크 용기, 샌드위치 용기, 테이크아웃 커피잔 등에 사용된다. 특히 지난 2023년 1월부터 식약처가 재활용 페트병을 식품 용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재생플라스틱의 사용이 늘고 있다.

넘쳐나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최근 많은 식품회사가 이중포장, 라벨, 트레이 등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플라스틱 용기 함량 및 두께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의 재사용을 활성화하며 리필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라 앞으로 이런 탈 플라스틱, 플라스틱 재사용 등 친환경 패키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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